“수고하세요” 대체어 없나… ‘수고’는 ‘힘 들이고 애씀’ 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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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국어원 “예의 없는 표현 윗사람에게 써서는 안된다”… 완벽한 대체 말은 제시 못해
2년차 직장인 유모(27)씨는 최근 직장상사와 대화하다 크게 혼이 났다. 업무지시를 받는 과정에서 “수고하십시오”라고 말했다가 “예의가 없다”며 한소리 들었다. 유씨는 “윗사람에게 써서는 안 되는 말인 건 알고 있었지만, 수고하시라는 말을 쓸 수밖에 없는 때가 있는데 난감하다”고 했다.
격려하는 차원에서 사용하는 ‘수고’라는 단어를 국어사전은 ‘힘을 들이고 애를 씀’이라고 정의한다. 처음부터 이런 뜻은 아니었다. ‘수고’의 어원은 15세기 문헌에 처음 등장한 ‘슈고’다. 한자로는 ‘受苦’라 썼고, ‘고통을 받다’는 뜻이었다. 16세기 이후 지금처럼 ‘힘을 들이고 애를 쓰다’는 의미로 바뀌었다. 국립국어원은 이른 시기에 의미 변화가 생긴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현대 국어에서도 ‘수고’는 ‘고통을 받다’는 부정적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국립국어원은 ‘표준언어예절’에서 “듣는 사람의 기분을 상하게 할 수 있으므로 윗사람에게 절대로 써서는 안 될 말”이라고 설명한다. 비슷하게 사용하는 “고생하십니다”도 마찬가지다.
국립국어원은 “공적 관계에서, 또는 윗사람에게 ‘수고하다’라는 표현을 써야 할 경우 그 상황에 따라 적절한 다른 인사를 찾아야 한다”고 제시하고 있다. 예를 들어 아랫사람이 일하는 윗사람을 두고 자리를 떠난다면 “수고하세요” 대신 “먼저 가겠습니다”라고 하라는 식이다. 힘든 일을 하고 떠나는 윗사람에게도 “수고하셨습니다” 대신 “안녕히 가십시오” “내일 뵙겠습니다” 같은 인사를 건네라고 제안한다.
결국 국립국어원도 ‘수고하세요’를 완벽하게 대체해줄 표현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자장면’을 표준어로 고수하던 국립국어원은 2011년 규범과 현실의 차이에서 오는 불편을 이유로 ‘짜장면’도 표준어로 허용했다. 이처럼 국립국어원이 아랫사람의 ‘수고하세요’ 인사를 허락할 때까지는 매번 ‘수고하세요’의 대체 표현을 찾는 ‘수고로움’을 감수해야 한다.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3447160&code=11131100&cp=n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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